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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터치] 공원 일몰제, 청와대 입장은 무엇인가 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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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827회 작성일 20-09-1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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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막바지에 할 말이 너무 많다. 해결하지 못한 일들이 발목을 붙들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밝혔듯이 도시공원 일몰제는 법령 개정 기회를 상실함으로써 이제 다른 탈출구가 없다. 따져 보면 국토부의 의도적 외면에다 20대 국회의 태만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힘이 되어 줄 것이라 믿고 공조했던 지방정부의 역할도 미미했다.

 

국회는 해야 할 소임을 방기했다. 여기서 국회 직무유기의 주체가 어느 쪽인가를 논하는 것은 오십보백보로 무의미하다. 그런데도 통과된 것이 없지는 않다. 예컨대 ·공유지를 1회에 한해 유예하되, ·공유지라도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해제가 가능하다는 정부안은 의결됐다. 결과적으로 도시공원 일몰 문제는 지방정부의 몫으로 확실히 전가되었다. 도시공원 부지 매입이 지방정부의 사무라며 개정안에 부정적 태도를 견지했기 때문이다.

 

20대 국회에서 법령 개정 기회 상실

앞으로 7개월 뒤면 일몰제 발효돼

중앙정부 차원서 충분히 해결 가능

공약 내건 대통령 입장 궁금

 

하지만 지금도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방정부가 무슨 수로 그 많은 땅을 매입한단 말인가. 그리고 중앙정부는 여전히 도시공원의 26%에 대한 직접적인 이해 관계자이다. 그런데도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고 우긴다면 역할을 망각한 것이나 다름없다. 더하여 민간공원 특례제를 명분 삼아 은근슬쩍 국·공유지를 아파트 개발 부지로 팔아치우고 있다. 얼핏 보면 중앙정부가 도시공원 보전에는 관심이 없고 공원을 개발 유보지로 취급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솔직히 숲세권이니 공세권 아파트 분양 광고를 접할 때면 할 말이 없다. 나아가 최근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과 이로 인한 천문학적 불로소득 공방은 가증스럽다. 지금 한국은 불로소득 지향 사회가 된 지 오래다. 누구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외려 장려되는 이 망국적 부동산 투기는 모두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악마다.

 

실제 아파트나 도시공원 일몰제도 본질은 토지 문제다. 돈이 된다는 것을 아는 기업이나 개인 모두 땅을 사 모았다. 오죽하면 불로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유행어가 나오고, 건물주가 초등생의 미래 직업으로 선호될까. 아파트나 토지 소유의 양극화는 사회경제적 지위의 차별과 특권으로 자녀들에게 고스란히 대물림돼 금수저, 흙수저라는 신조어를 유행시키며 사회적 분열과 불평등을 조장하고 있다. 토지보유 상위 1%에 집중된 세상은 분명 비정상적이다.

 

도시공원 일몰제가 안타까운 것은 도시공원이 불특정 다수의 도시민과 땅 한 평 없는 국민 3600만 명이 누릴 수 있는 보편적 공공재였지만, 이조차도 사적 공간으로 전락하면서 생태·환경 등 공적 기능이 불확실해진다는 데 있다. 달리 말한다면 도시민 최후의 녹색 보루인 도시공원을 정부가 앞장서서 폐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날로 비대해져 가는 회색 도시의 숨구멍을 틀어막겠다는 것이다.

 

 

이제 도시공원의 실효, 즉 일몰은 7개월 남았다. 해제되는 1766363(·공유지 90포함)의 도시공원 중 개발 불능지를 제외하면 반드시 매입이 필요한 지역해제 시 난개발 우려 지역의 면적은 30에 불과하다. 여기서 국·공유지로서 대지인 면적을 빼면 21.5만 남는다. 매입 비용은 약 2646억 원이고 5년간 균등분할해 지원한다면 연간 529억 원이 소요된다. 이는 중앙정부 부처인 환경부, 산림청,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가 힘을 합치면 충분히 해결 가능한 규모다. 상황이 이런데도 엉뚱한 소리를 남발한다면 관리 부처로서 자격이 없을 뿐 아니라 도시공원 대량 해제의 책임이 중앙정부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공원일몰제는 토지 이용과 도시가 가야 할 새로운 이정표와 국토의 지속가능성을 국민적 합의로 승화시키는 지혜를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재생과 확충, 유지의 프레임이다.

 

끝으로 대통령께 당부드린다. 3년 전 문재인 대통령후보는 환경단체가 내건 7가지 정책 중 4가지를 공약으로 채택했다. 토지공개념 도입, 전담부서 신설, 국민 1인당 생활녹지 9확보, 도시공원의 도시자연공원구역 제도 도입이었다. 하지만 당선 뒤 공약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수차에 걸쳐 읍소했지만 묵묵부답이다. 새해가 오기 전 공식입장 표명을 요청드린다. 인구의 90%가 살고 있는 도시민의 미래가 달려 있다./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 /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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